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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없음 제  목 | [인의협][성명]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환영한다.
내용없음 작성자 | 관리자
내용없음 작성일자 | 19-04-12 12:33
내용없음 조회수 | 658  
   성명_헌법재판소_낙태죄_헌법불합치_결정을_환영한다_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_2019.04.12.hwp (64.0K) [15] DATE : 2019-04-12 12:33:10


낙태죄 합헌불일치.jpg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환영한다.

 

 

대한민국 형법상 낙태죄가 존치된 지 66년만인 2019411, 역사적인 형법 제 2691, 2701항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판결이 내려졌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이번 결정으로 한국사회가 임신중지를 의료행위로 보는 국제사회의 기준에 발맞추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으며, 낙태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여성의 건강권과 재생산권 역시 보장을 향해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


많은 여성들이 거리 시위부터 청원, 캠페인, 서명운동까지 전사회적인 낙태죄 폐지 운동을 확산시켜왔다. 우리 인의협도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안전한 임신중지가 필요한 이유와 낙태죄의 문제점을 알리려는 여러 노력을 했다. 보건복지부의 무책임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임신중지가 건강권 문제라는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의료법상 의료인은 환자의 이익에 반하는 제도의 개선 및 정부의 잘못된 시책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여야 하며 환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제 의료인들은 낙태죄의 그늘 밑에서 그간 외면해왔던 여성의 성과 재생산 건강을 위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역사를 함께 써 나아가야 한다. 차별 없이 임신중지를 필요로 하는 모든 여성에게 최대한 권리를 보장해줄 정책과 방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의료인들 라는 오명을 벗은 임신중지 행위에 대해 의료인 개인의 도덕적 판단을 중지하고, 근거에 기반한 의료를 제공할 책임이 있다.


유엔의 세계보건기구(WHO)2003년 이미 임신중지가 인권이고 의료행위임을 명확히 한 바 있으며,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올바른 술기에 대한 가이드라인(Safe abortion: Technical & policy guidance for health systems) 까지 제작하고 있다. OECD 36개국 중 어제까지의 한국과 같이 엄격히 임신중지를 금하고 있는 국가는 이제 1개 나라밖에 남지 않았다. 임신을 중지할 권리가 곧 인권임은 세계적으로 널리 합의된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인권의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임신중지는 필수적인 의료행위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하고자 한다. 현재 존재하는 그 어떠한 피임법도 100%의 성공률이 아니며 세상에서는 종종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는 성행위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원치 않는 임신은 무책임의 산물이라는 말이야말로 가장 무책임하며 현실에 맞지 않은 말일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임신중지는 위기에 처한 여성에게 마지막 비상구로서 역할을 하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 의료서비스임을 확인하면서 헌재결정 이후 안전한 임신중지 서비스가 정착되기 위해 의료체계에 필요한 사항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의료인 및 예비의료인 교육이 필요하다.

낙태죄로 인해 한국에서는 오랜 기간 안전한 임신중지의 제공이 어려웠다. ‘인공임신중절개조가 의과대학 학습목표에 있음에도 한국의 의료진은 임신중지에 대한 최신 지견과 안전한 술기를 배운 적이 없다. 한국은 소위 '합법적인' 임신중지를 시술할 때조차 임신중지의 최신 지견에 맞지 않아 사용을 권고하지 않고 있는 소파술의 비중이 높다. 이것이 '일부 허용된 부분이 있으므로' 합헌 결정을 내린 2012년의 판결이 낳은 현실이다.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해 현재 권고되는 약물과 흡입술 또는 배출술은 합병증이나 다음 임신에 끼칠 수 있는 위해의 위험이 낮다. 따라서 안전한 임신중지의 제공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의료인 재교육 및 의료부문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둘째, 대학병원과 공공의료기관에서 임신중지를 제공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한국에서 안전한 임신중지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도 않고, 제공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공공의료기관을 통해 교육받은 의료진이 행하는 안전한 임신중지를 제공해야 하며, 수련을 담당하는 대학병원에서 임신중지를 다루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수련의들이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받고 경험을 쌓은 뒤 배출될 수 있도록, 그리고 임신중지가 필요한 사람들이 쉽고 안전하게 서비스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임신중지는 필수의료이며, 필수의료는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유산유도약을 도입하라.

유산유도약 미페프리스톤은 여러 나라에서 그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었으며 충분한 사용례가 축적되어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에서도 미페프리스톤은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초기 임신중지에서 그 비중은 더욱 커지고 있다. 누구에게든 안전하고 접근가능한 임신중지를 제공하기 위해, 그리고 여성건강의 향상을 위해 그간 '임신중지는 불법'이라는 명목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던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한시라도 빨리 허용해야 한다.


넷째, 피임과 임신중지에 관련된 가치중립적 정보를 포함한 포괄적 성교육을 제공하고 의료상담환경을 조성하라.

한국의 피임실천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그중 많은 수가 제대로 된 피임이라고 할 수 없는 월경주기법을 이용하고 있다. 이는 제대로 된 성교육과 피임 교육이 없는 환경의 영향이 크다. 임신중지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정에 피임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포함한 포괄적 성교육을 시행하여 피임의 중요성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또한 보건소, 병원, 상담센터 등에서 피임과 임신중지에 대한 의학적으로 정확하며 가치중립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상담환경을 조성하고, 만약 여성이 임신중지에 대한 상담을 위해 방문할 경우 어떤 결정을 내리든 여성을 지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임신중지와 피임에 대한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는 너무나 많다. 상담을 빙자해 잘못된 의학적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에 대한 제재까지 이루어져야 올바르고 가치중립적인 정보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임신중지와 피임을 보험급여화하라.

임신중지는 시급을 다투는 의료행위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임신중지의 방법과 위험성이 달라지게 된다. 임신중지를 비급여로 남겨두면 그 가격을 의료기관이 전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임신중지가 허용되어도 비싼 임신중지 비용을 스스로 마련해야한 한다. 임신중지를 결심하고도 비싼 임신중지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임신주수가 길어지고, 그 사이 임신중지의 위험성이 커지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데, 이는 안전한 임신중지를 제공하기 위해 피해야만 할 상황이다. 누군가 임신중지를 결심한다면 임신중지는 그가 어떤 상황에 있든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제공되어야 하며, 이것이 임신중지에 따르는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여 안전한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피임 역시 마찬가지다. 임신중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효과적이고 과학적인 피임방법에 대한 교육과 사용이 활성화되어야 함에도, 한국의 피임수단은 대다수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비싼 피임수단은 피임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려 원치 않는 임신 증가의 원인이 된다. 피임하고 싶을 때 피임하고, 피임을 원하지 않을 때 피임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가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권이 보장되는 사회일 것이다.

우리 인의협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환영한다. 우리는 이번 결정이 우리 사회 여성의 건강권과 재생산권 보장을 위한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2019년 4월 12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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