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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123호][칼럼] 노환규 의협회장의 인수위 ‘제안’을 보고
작성자 관리자 (2013.01.28 22:54) 조회수  1724

 

노환규 의협회장의 인수위 제안을 보고

 

- 김정범(인의협 공동대표)

 

지난 24일 노환규의협회장이 대통령인수위원회를 방문하여 소위 의료분야의 국민행복제안’(이하 제안)이란 것을 제시했다고 한다. 전임 경만호회장은 이명박정권의 인수위 자문위원을 역임한 경력을 바탕으로 아무런 공약도 없이 이명박정권 핵심과 통하는 실세라는 점 하나만으로 의협회장에 당선되어 이명박 정권의 의료영리화 정책을 그대로 추종하는 것에 비하면 의협회장이 의협의 입장을 가지고 인수위를 방문하여 새대통령 당선자의 보건의료정책에 나름의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를 색안경쓰고 볼 것까지는 없다.

 

노회장은 작년 의협회장 취임후 포괄의료수가제의 시행이나 수가문제와 같은 의사집단의 직접적 이해가 걸린 문제에 대해서 집단휴진을 강행하거나 건정심에서의 퇴장 등과 같은 반대투쟁을 벌이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의사들의 아픈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리베이트문제, 의료사고문제 등에서 의협회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의사의 잘못을 일부 인정하는 등 전임자들과는 남다른 점을 보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어떤 내용을 제안했는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제안에서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제도의 문제점을 과잉진료와 의료왜곡, 대형병원과 동네의원 간의 양극화 심화, 최선 진료 보다는 경제적 진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의료서비스수준이 퇴보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국가와 가정의 의료비 부담 증가를 함께 언급하며 건강보험제도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건강보험이 의료서비스가 일부국민만이 아닌 전국민에게 제공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표현한 점, 그리고 과잉진료와 의료왜곡, 대형병원과 동네의원 간의 양극화 심화, 최선 진료 보다는 경제적 진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 등은 우리나라 의료현실에 있어서 날로 심화되어 가는 의료의 영리화의 폐해로 인한 현상이란 점에서 노회장의 현실 이해가 전임회장들과는 달리 다소 전향적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계 안팎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주문으로는 건강보험이 도입된 이래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소위 저수가 문제와 정부의 간섭배제, 건강보험 흔들기 등 전과 다름없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의료영리화의 폐해를 줄이기는커녕 결국 삼성 등 재벌기업의 이해와 이에 동조하는 정치권 일부의 의료의 영리화책동에 놀아나거나 오히려 편승하게 될 우려가 크다.

 

의료수가문제를 보아도 그렇다. 노회장은 원가의 73.9%라고 아예 소숫점 아래 숫자까지 제시하면서 우리나라의 의료의 가장 큰 문제는 저수가 정책때문이라고 단정하엿다. 의사입장에서만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과연 국민의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주장일까?

 

현재의 행위를 수가체계를 그대로 둔채 노회장의 주장대로 수가를 대폭 올린다고해서 의사들의 과잉진료의 문제, 산부인과 응급실같은 필수적 의료가 살아나고 성형 등 비급여 진료가 줄어들 수 있으리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국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어쩌면 우리 의사들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라 할 수 있는 도시노동자를 두고 생각해보자. 우리사회에서 돈벌이수단이라고는 오직 자기 몸뚱아리밖에 없는 도시노동자들이 일해서 받는 수입 즉 노동력의 원가에 얼마나 될까? 자본주의사회에서 도시노동자들의 노동력이 원가의 반만큼이라도 받고 있기나 할까?

 

우리나라의 의료수가지불방식은 행위별수가제이므로 거칠게 보아 의료비(이는 의사들의 수입이기도 하다)는 의료수가*진료량이라고 할 수있다. 수가문제는 진료량이 적절성에 대한 규제논의와 같이 맞물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단지 수가의 높낮이뿐만 아니라 행위별수가제도의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수도권 의료집중화로 인한 지방의 의료공동화 현상, 등의 문제도 노회장이 문제라고 주장한 소위 관 주도의 정책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 아니 오히려 공공의료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의 부재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수도권에서 지나치게 늘어만 가는 과잉된 재벌급 병원들의 급성기 병상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대신 지방의 지역거점병원을 정부가 필요한 만큼 적극적으로 확충하여야만 지방의 의료공동화현상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의 문제점은 민간의료의 과잉과 공공의료의 과소 그리고 이로 인한 의료의 영리화의 폐해의 확대가 한 측면이요 또 한 측면은 의료의 보장성의 부족과 이로 인한 국민의 의료접근권의 제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갈수록 영리적 성격을 노골화하는 재벌급대형병원의 문어발확장과 영리적 민간의료보험에 대해서는 정부의 적극적규제가 필요한 반면 지역거점병원 등 공공의료확충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정책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동시에 늘어만 가는 비급여를 건강보험의 보장범위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보장성확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박근혜대통령당선자의 보건의료부문 공약을 들여다보면 필요한 보건의료에 대한 포괄적인 정책은 제대로 눈에 띄지 않는다. 단지 4대중증질환에 대한 진료비감면, 치과 임플란트의 보험급여 등 앞뒤가 맞지 않고 근거가 빈약한 몇가지 단발적인 선심성 공약만 있을 뿐이다.

 

결국 새로 들어설 박근혜당선자의 정부도 현재까지는 이명박정부와 마찬가지로 공공의료확충과 건강보험 보장성확대를 위한 적극적 정책은 전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런 판국에 의협 회장이 제안한 소위 관주도정책 폐해 주장과 건강보험틀의 전면재검토 주장은 노 회장이 그나마 제대로 진단한 몇가지 제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건강보험을 파괴하고 보건의료산업육성을 빙자한 재벌급영리적 병원의 과잉확대와 영리적 민간의료보험의 확대와 건강보험의 상대적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민에게 재앙이 될 뿐만 아니라 노회장이 끼워넣기처럼 거론하는 동네의원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죽이기 정책으로 귀결이 될 것이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과 이에 동조하는 정치권의 일각에서는 의료영역을 유력한 돈벌이 수단으로 간주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단일의 국민건강보험체계를 파괴하고 현행의 의료법을 무력하시켜 의료를 영리화의 길을 열어놓으려는 책동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 아닌가?

 

노 회장의 제안에서 보여진 의료문제의 진단과 처방은 현상적 진단에 있어서는 지금까지의 전임자에 비해 어느 정도 진전된 시각을 보이면서도 이에 걸맞는 처방을 내리기 보다는 여전히 구태의연한 주장만 되풀이하니 이래가지고서야 어디 국민건강권수호하는전문가단체라 하기에는 참으로 민망하다. 우리의 의협이 의료의 영리화를 방지하고 공공의료를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정책을 요구하는 모습은 언제쯤이나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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