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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127호][칼럼] 진주의료원 휴폐업에 반대하며..
작성자 관리자 (2013.04.15 10:55) 조회수  1687

진주의료원 휴폐업에 반대하며..

 - 송관욱(인의협 대전충남지회)

제가 살고 있는 대전에는 의료원이 없습니다. 오래전에 도립병원이 있었는데 40여년전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에 매각되어 충남대학병원이 되었고, 이후로 대전에는 종합병원 규모의 공공의료기관이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수년전부터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례조사로 시작하여 시민여론조사 및 공청회, 초청강연, 서명운동, 청원운동, 정치권에 대한 질의서 발송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으나, 정작 시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아직도 그 실현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진주의료원이 경영적자를 이유로 폐업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미 휴업조치로 인해 업무가 정지된 상태이나 아직 병원에는 30명가량의 입원환자들이 남아있다 하니 환자들의 건강상태가 염려됩니다. 진주의료원의 휴폐업은 의원시절부터 잦은 돌발 언행으로 유명세를 얻었던 홍준표 전의원이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승리해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후 내놓은 첫 작품입니다. 경상남도의 재정적자를 해결하기위해 도에서 관할하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공공부문의 민간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영국병을 고치겠다며 국가 공공부문의 무차별적인 민영화를 추진했던 영국의 전 수상 마거릿 대처를 벤치마킹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대처 전수상도 의료와 교육 분야만큼은 민영화시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전면무상급식으로 상징되던 보편적복지 움직임에 반대하여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었다가, 허무하게 사라져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벤치마킹하려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의 역사를 살펴보면 고려시대에는 동서 대비원과 혜민국이, 조선시대에는 동서 활인서와 혜민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관들의 주요업무는 가난한 백성들에게 의료를 제공하고 춘궁기나 흉년이 들었을 때 빈민을 구휼하는데 있었으니, 예로부터 공공의료기관이란 수익성을 논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관은 그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무척 열악합니다. 양적으로는 전체 의료기관의 10%에 못 미친다하며, 질적으로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여 상대적으로 시설이 낙후되어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이러한 공공의료기관이 제 몫을 충실히 수행해나가고 있느냐에 있습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정부여당에게서도 환영받지 못할 진주의료원 폐업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공공의료기관이 그 존재가치에 있어서 민간의료기관과의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만큼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공공의료기관이라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다각도의 사업을 계획하고, 그에 대한 예산을 정당히 요구하고 편성하며, 수익성이 아닌 사업의 효용성으로 존재가치를 평가받아야 합니다. 경영상 흑자를 볼 수 있는 사업만 구상하고 시행한다면 어찌 공공기관이라는 허울을 쓸 수 있을까요.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폐업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강하게 형성되면서 정부에서도 진주의료원 폐업을 만류하는 분위기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결과 예측이 어렵습니다. 부디 103년의 역사를 지닌 진주의료원이 지역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해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진주의료원을 둘러싼 이번 사태가 공공의료기관의 올바른 역할과 정체성을 찾기 위한 새로운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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