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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136호][칼럼] 공중화장실보다 가벼운 국가기간사업들
작성자 관리자 (2013.12.16 11:42) 조회수  3535

공중화장실보다 가벼운 국가기간사업들

 -송관욱(인의협 대전충남지회)

길을 가다 갑작스러운 생리현상으로 공중화장실을 찾았는데 주머니에 동전이 없어 난감했던 기억이 있는가. 70-80년대 시내의 지하도 입구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유료화장실 앞에는 종일 간이의자에 앉아 껌과 여행용티슈를 팔며 화장실 입구를 지키던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계셨다. 화장실 이용료가 10원이었던 기억도 있고, 세월이 좀 더 지나서는 50원도 내봤던 것 같은데, 유료화장실이라고 해도 암모니아가스와 크레졸 향이 섞인 독한 냄새가 코를 찔러, 볼일만 보고 급하게 빠져나오던 기억이 난다. 요즘에도 유료화장실이 남아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88올림픽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공중화장실은 환골탈태 수준의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은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이다.

과거에는 왜 유료화장실이 있었을까. 시민의 세금으로 건설한 지하도에 개인이 화장실을 만들었을 리도 없고, 봉이 김선달처럼 공공시설물 앞에서 사기행각을 벌였을 리도 없다. 그렇다면 시에서 꼼수를 썼다는 얘기가 된다. 공공시설 관리에 들어갈 비용을 아끼려고 제 3자에게 화장실 청소와 관리를 맡기는 대신, 그 앞에 지켜 서서 불법적인 이용료를 챙기는 것을 용인해준 것이다. 그러나 공중화장실은 시민의 세금으로 건설한 공공자산이다. 애초부터 사용권은 시민에게 있으며, 시 당국이 그 관리책임을 소홀히 하고 시민으로 하여금 제 3자에게 별도의 사용료를 지불하게 하는 것은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할 지도 모른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공시설물을 이용한 돈벌이를 허락받은 민간업자는 인근에 공중화장실이 없다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화장실의 청결과 쾌적함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최소화한 채 이용료를 올려 이윤을 극대화 하는 데만 신경을 쓰게 된다는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에 들어선 이후 국가 공공영역에 대한 민영화 움직임이 거세다. 수도, 가스, 철도 등 국가 기간산업의 민영화 움직임이 시민사회단체나 관련 노조의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반대하는 움직임에 대한 대응도 무척 신속하고 강경하다. 지난 9일 전국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민영화를 막기 위한 파업에 들어갔으며, 정부는 곧바로 이를 불법파업으로 규정하였고, 철도공사는 다음날 임시이사회를 열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의결하였으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6,748명을 직위해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출마 당시 국민의 뜻에 반하는 국가기간산업의 민영화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약했었다. 그뿐 아니라 노인복지 확대, 중증질환 100%보장, 대학등록금 반값인하 등 열거하기 힘들만큼 다양한 장밋빛 공약을 쏟아냈으나, 그 어느 것도 지켜지지 않았고 지켜내려는 노력도 없이 오히려 공약과는 반대방향으로 역주행하고 있다. 이는 결국 대선후보자로서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키지 못할, 지킬 마음도 없는, 오히려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되는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를 기망하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음을 의미한다. 

누군가가 고의로 상대를 기망하고 상대에게 재산상의 손실을 입히고 스스로 이득을 취했을 경우 민법상 사기죄가 성립된다. 그렇다면 만일 누군가가 고의로 유권자를 기망하고 대한민국의 최고 지위에 당선되었으나, 그 지위를 이용하여 대다수 국민의 뜻에 반하여 국민들에게 유무형의 손해를 입히고 특정 이익집단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주게 된다면, 이는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어떤 죄목에 해당하는지 궁금해진다. 

<PS> 미국은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내란이나 외환의 책임이 없는 한 현직 대통령에게 형사상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취지의 대통령 면책특권을 인정하는 국가이나, 1997년 당시 미연방대법원은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아칸소 주지사시절 성희롱을 당했다는 폴라존스 양의 고소건에 대하여 현직 대통령의 민사소송에 대한 면책특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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